[넥스트포스트=황상욱 기자] 짐바브웨 카리바호에서 여객선이 침몰해 44명이 목숨을 잃었다. 정원 90명인 선박에 승객 100명 넘게 태운 채 운항하다 거센 파도를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짐바브웨 민방위국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11일 카리바 마을에서 찰랄라 방향으로 향하던 여객선이 롱아일랜드 인근에서 강한 파도에 부딪혀 전복되며 발생했다. 이 선박은 농촌기반시설개발청이 운영해왔다. 등록 승선권을 기준으로 확인된 탑승자는 성인 승객 114명과 승무원 5명, 총 119명이다. 운영 측은 최대 153명까지 탔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승선권 없이 탑승했을 어린이까지 더하면 실제 인원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카라바호 전경/짐바브웨 관광공사
에머슨 므낭가과 짐바브웨 대통령은 사고 다음날 국가재난을 선포했다. 12일 기준 사망자는 44명으로 집계됐고 실종자에 대한 수색은 기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존자들은 거센 파도 속에서 승객들이 선장에게 회항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사고 지역은 짐바브웨와 잠비아 국경에 걸쳐 있는 카리바호로 하라레에서 북동쪽으로 약 300㎞ 떨어져 있다.
이 노선은 농촌 지역 주민들이 카리바 마을을 오가는 유일한 교통수단으로 쓰여왔다. 도로 접근이 어려운 내륙 지역에서 여객선은 학교와 시장을 오가는 필수 이동수단이지만 정작 안전관리는 뒤따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원의 1.3배 넘는 인원을 태운 채 운항이 가능했던 배경에 대해 당국의 설명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런 유형의 참사는 아프리카 내륙 수역에서 반복되고 있다. 2014년에도 같은 카리바호에서 잠비아 독립기념일 행사에 참석하려던 여객선이 전복돼 26명이 숨졌고 이 중 다수가 어린이였다. 2018년에는 탄자니아 빅토리아호에서 정원 101명인 MV 니에레레호가 그보다 훨씬 많은 인원을 태우고 운항하다 침몰해 209명이 사망했다. 2024년 모잠비크에서도 정원을 초과한 여객선 지코호가 침몰해 100명 넘게 목숨을 잃었다. 세 사례 모두 노후 선박과 승선 인원 관리 부실이 공통적으로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내륙 수상교통에 대한 통일된 안전기준과 정기점검 체계가 미비한 점을 근본 원인으로 짚는다. 도로교통과 달리 호수·강 운항 선박은 국가별로 관리 주체가 나뉘어 있고 정원 준수 여부를 확인할 현장 인력도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짐바브웨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수색 작업과 함께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조사 결과에 따라 카리바호를 비롯한 내륙 여객선 운항 전반에 대한 규제 강화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