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포스트=황상욱 기자] 세네갈의 밀 수입량이 지난해 100만톤에 육박하며 5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정부가 수입 의존도를 낮추겠다며 국가 밀 전략을 발표한 지 1년이 지났지만 흐름은 반대로 가고 있다.
세네갈 국가통계인구청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대외무역 연례보고서에서 지난해 밀 수입량이 98만2106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4년 90만4947톤보다 8.5% 늘어난 규모다. 2021년 75만3807톤을 기록한 이후 매년 증가해 5년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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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갈은 나이지리아, 가나와 함께 서아프리카에서 밀 소비가 가장 많은 시장으로 꼽힌다. 서아프리카 국가들은 프랑스 식민지 시절부터 이어진 바게트 소비 문화가 강한 편이라 밀가루 수요가 꾸준하다. 여기에 인구 증가와 제분 가공 역량 확대가 맞물리면서 수입 물량을 밀어올리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모로코 엔지니어링 기업 레모라는 최근 세네갈에 일일 500톤 처리 규모의 밀가루 제분공장을 완공했다. 현재 세네갈에는 그랑물랭드다카르, 그랑물랭뒤사헬 등을 포함해 최소 10개의 제분업체가 가동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밀 국가전략을 통해 2028년까지 수입량을 40%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당시 2024년 밀 수입액이 3억1000만달러에 달했다는 점을 근거로 식량주권과 기후 회복력을 강조했다. 그러나 세네갈은 사헬 지역 특유의 불규칙한 강수량과 척박한 토양 탓에 밀을 자체 재배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미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세네갈은 식량 수요의 약 70%를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이런 구조적 조건이 바뀌지 않는 한 목표와 현실의 간극은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입만 늘어난 것은 아니다. 세네갈은 소량이지만 밀가루를 역내로 수출하기도 한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1만3861톤의 밀가루를 국제시장에 내보냈고, 2021년에는 2만9249톤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출로 벌어들인 금액은 연평균 38억6000만 세파프랑, 최고치인 2021년에는 77억 세파프랑에 달했다. 주요 수출국은 말리와 부르키나파소로, 세네갈이 서아프리카 역내 밀가루 공급망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런 공식 통계가 실제 교역 규모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 사헬서아프리카클럽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서아프리카 역내 곡물 교역의 84%가 세관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경을 넘나드는 소규모 거래가 워낙 많아 실제 지역 내 밀 유통 규모는 공식 수치보다 훨씬 클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수입 공급망도 다변화하는 추세다. 세네갈은 아르헨티나와 프랑스, 러시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에서 밀을 들여오고 있다. 국제 곡물 가격과 환율 변동에 따라 공급국 비중이 매년 바뀌는 구조라 가격 충격에 취약하다는 평가도 있다. 정부의 자립 목표가 실현되기까지는 재배 여건 개선과 물류·가공 인프라 확충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