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포스트=박해도 전문위원]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이 세계 문화도시 순위 5위에 올랐다. 아프리카 도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다.
영국 매체 타임아웃이 발표한 2026년 세계 문화도시 순위에 따르면 케이프타운은 런던과 파리, 뉴욕, 베를린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모로코 마라케시는 12위에 올랐다. 이집트 카이로도 순위권에 포함됐다. 아프리카 도시들이 경제 규모보다 문화 경험과 도시 매력을 앞세워 세계 주요 도시와 경쟁하는 흐름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자이츠 현대미술관 내부./Ulysse2031·Wikimedia Commons이번 순위는 150개가 넘는 도시의 주민 2만4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을 바탕으로 했다. 타임아웃은 주민들에게 도시의 문화 수준과 비용 접근성을 물었다. 편집진과 문화 전문가의 평가도 반영했다.
케이프타운은 축제와 라이브 음악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지 주민의 84%는 도시의 문화 수준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라이브 음악에 대해서는 59%, 축제에 대해서는 57%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케이프타운에서는 인베스텍 케이프타운 아트페어가 열린다. 매달 첫째 목요일에는 도심 갤러리와 문화공간을 연결하는 행사가 진행된다. 몰입형 디지털 아트 전시 등 새로운 형식의 문화 프로그램도 늘고 있다.
문화 자원은 관광과 도시 브랜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케이프타운은 자연경관뿐 아니라 갤러리와 공연장, 음악 공간을 주요 방문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창의 산업도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다만 문화 접근성은 과제로 남았다.
케이프타운의 문화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고 답한 주민은 60%였다. 문화 수준에 대한 만족도와 비교하면 비용 부담을 느끼는 시민이 적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문화 경쟁력이 관광과 투자로 이어지려면 시민의 접근성도 함께 높여야 한다. 공연과 전시 공간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가격과 이동 편의, 지역별 문화 격차도 함께 살펴야 한다.
케이프타운과 마라케시, 카이로의 순위 진입은 아프리카 도시의 경쟁 기반이 자원과 제조업에서 문화와 창의 산업으로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민이 일상에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확대하는 것이 다음 과제로 꼽힌다.
넥스트포스트 박해도 전문위원 pooksi@next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