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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북부 기아 1700만명, 10년 만에 최악 수준으로 치솟아

한유리 전문위원 | 입력 : 2026-07-14 16:37

유엔 지원은 오히려 줄어...보르노주에서만 300만명 굶주려

[넥스트포스트=한유리 전문위원]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거의 10년 만에 최악의 기아 위기가 벌어지고 있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은 분쟁이 이어지는 9개 주에서 1700만명 이상이 위기, 비상, 재앙 수준의 기아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직전 조사보다 약 200만명 늘어난 규모다.

이 중 가장 심각한 곳은 보르노주다. WFP가 최근 완료한 카드르 아르모니제(Cadre Harmonisé) 분석에 따르면 이 주에서만 300만명 이상이 급성 식량불안정 상태에 놓여 있다. 75만명은 심각한 기아 상태다. 1만명 넘는 인원은 재앙적 수준의 기아에 직면해 있다. 재앙 단계 인구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체는 크지 않다. 그러나 그 존재만으로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 국면에 들어섰는지를 보여준다는 게 WFP의 판단이다.
나이지리아 북부 기아 1700만명, 10년 만에 최악 수준으로 치솟아
원인은 복합적이다. 북동부에서는 이슬람 무장세력의 공격이 다시 잦아졌다. 북서부에서는 무장 강도단, 이른바 '반딧'의 활동이 겹쳤다. 농민들은 농지에 접근하지 못한다. 주민들은 삶터를 떠나야 했다. 인도적 지원 인력의 접근 자체가 막히는 지역도 늘고 있다. 마침 이번 위기는 각 가정의 비축 식량이 바닥나는 춘궁기와 정확히 겹쳤다. 킨데이 삼바 WFP 서·중부아프리카 지역국장은 이렇게 말했다.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이 위기가 확산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위기가 커지는 동안 지원은 오히려 줄었다는 데 있다.

북동부 3개 주에서 식량이 부족한 인구는 620만명으로 늘었다. 그런데 WFP가 실제 지원할 수 있는 인원은 74만명에 그친다. 나머지 550만명, 특히 아동들이 생명을 지키는 식량과 영양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춘궁기 절정기에 WFP가 130만명을 지원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후퇴다. 자금 부족으로 여러 캠프에서 식량 지원이 끊기자 부작용도 뒤따랐다. 식량이나 소득을 찾아 무장단체에 가담하는 사례가 보고됐다. 여성과 아동을 향한 착취와 위해 역시 늘어나고 있다는 게 WFP의 설명이다.

나이지리아 전역으로 시야를 넓히면 식량이 부족한 인구는 3620만명에 이른다.

북부 주지사들의 모임인 북부주지사포럼(NSGF) 무함마두 이누와 야하야 의장은 치안 불안과 빈곤이 겹치며 농업 생산과 생계 기반을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치안 대응만으로는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교육과 농업, 청년 고용 같은 근본 원인에도 함께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북부 각 주가 매달 10억나이라씩 1년간 출연하는 안보신탁기금도 조성하기로 했다.

WFP는 앞으로 6개월간 북부 나이지리아 전역의 식량과 영양, 물류 지원을 이어가기 위해 8900만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지원이 늦어질수록 실향민은 늘고 불안정은 넓어질 수밖에 없다.

넥스트포스트 한유리 전문위원 africanews@next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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