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메뉴

HOME  >  Life

총 맞고도 못 꺾인 야당 대표, 결국 반역죄로

박해도 전문위원 | 입력 : 2026-07-07 17:28

유엔 "구금은 불법"...탄자니아, 오늘도 반정부 시위 앞두고 경찰 배치

[넥스트포스트=박해도 전문위원] 탄자니아 정부가 7일(현지시간) 예정된 반정부 시위를 앞두고 다르에스살람 전역에 중무장 경찰을 배치하며 참가자들에게 경고를 보냈다. 시위 배경에는 최대 야당 차데마의 대표 툰두 리수가 여전히 감옥에 갇혀 있다는 사실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4월 체포된 뒤 1년이 넘도록 사형이 가능한 반역죄로 재판을 받고 있다.

리수의 정치 인생은 순탄했던 적이 없다. 2017년 국회의원 신분으로 의사당을 나서던 그는 백주대낮에 16발의 총탄을 맞았다. 케냐를 거쳐 벨기에로 긴급 후송돼 목숨을 건졌지만 국회는 2019년 그의 결석을 문제 삼아 의원직을 박탈했다. 2020년 대선 이후 신변 위협을 피해 벨기에로 망명했던 그는 2021년 마구풀리 전 대통령이 급서하고 사마 술루후 하산이 정권을 승계한 뒤에야 2023년 귀국했다. 변호사 출신으로 환경·반부패 운동을 해온 이력은 그를 차데마의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로 만들었다.
툰두 리수
툰두 리수
그 이력이 다시 그를 감옥으로 이끌었다. 리수는 지난해 4월 9일 남부 루부마주 므빈가에서 열린 집회 직후 체포됐다. 검찰은 그가 대선을 방해하도록 대중을 선동할 의도로 발언했다며 형법 39조 2항 d호에 따른 반역죄와 사이버범죄법 위반 3건을 적용했다. 반역죄는 보석이 불가능하고 유죄 판결 시 사형이 의무적으로 선고되는 중범죄다. 그는 교도소 측이 변호인과의 비밀 접견을 차단했다고 주장하며 스스로를 변호하고 있다. 사건은 즉결심판소에서 고등법원을 거쳐 항소법원까지 올라갔고, 지난 3일에는 검찰이 추가 증거를 제출하려던 시도를 막아달라는 그의 이의신청이 항소법원에서 다뤄졌다.

이 사건은 지난해 10월 29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와 떼어놓고 볼 수 없다. 리수 체포 직후 선거관리위원회는 차데마가 윤리강령에 서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선거 참여 자체를 막았고, 6월에는 고등법원이 당의 모든 정치활동을 정지시켰다. 유력 후보와 정당이 동시에 배제된 상태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하산 대통령은 98%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아프리카연합과 남부아프리카개발공동체 참관단은 선거 결과를 승인하지 않았다.

선거 이후 벌어진 유혈사태는 지금까지도 진상이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다. 하산 대통령이 구성한 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 4월 11개 주에서 518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위원장 스스로 이 수치가 최종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고, 집단매장 의혹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최소 10명의 사망을 확인했으며 실탄 사용에 우려를 표했다. 야당 측은 자체 집계로 수백에서 수천 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산 대통령은 이 사태를 "쿠데타 시도"로 규정하며 치안 병력의 대응을 정당화했다.

국제사회의 시선은 점점 리수 개인의 구금 문제로 좁혀지고 있다. 유엔 자의적구금 실무그룹은 지난 2월 그의 구금이 표현의 자유에 대한 불균형한 제약이며 불법이라고 판정했다. 미국변호사협회 인권센터도 지난 4월 그의 기소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며 국제인권법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분석을 내놨다. 미국 국무부는 선거 이후 벌어진 탄압을 이유로 탄자니아와의 관계를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탄자니아 정부는 이런 판정과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리수의 재판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석방 시점은 불투명하다. 정부는 시위를 막기 위해 병력을 동원하고 있고, 야당은 그의 석방과 진상 규명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총상의 후유증을 안고 감옥에서 직접 자신을 변호해야 하는 한 정치인의 사정은, 탄자니아가 안정적인 동아프리카 국가라는 오랜 평판과 지금의 현실 사이에 얼마나 큰 간극이 벌어졌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이다.

넥스트포스트 박해도 전문위원 pooksi@nextpost.co.kr

<저작권자 © 넥스트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Life 리스트 바로가기

인기 기사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