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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만 바꿔도 치매 위험 낮춘다, 손혜주 교수 신간 출간

박해도 전문위원 | 입력 : 2026-05-31 15:31

[넥스트포스트=박해도 전문위원] 치매 예방을 생활 공간 설계에서 찾는 관점이 제시됐다.

중앙대학교병원은 손혜주 핵의학과 교수가 뇌과학과 공간 디자인을 결합한 저서 '뉴로테리어: 늙지 않는 뇌를 위한 공간 처방'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손 교수는 책에서 치매를 70대 이후 갑자기 발생하는 사건이 아니라 40대부터 서서히 진행되는 과정으로 설명한다.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고, 그 출발점이 개인의 생활 공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1만여 명을 9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는 질 좋은 주거 환경에서 치매 위험이 최대 35% 감소했다. 영국의 15년 추적 연구에서도 50대 초반부터 주거 환경의 질에 따라 뇌 노화 경로가 달라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손 교수는 40~55세를 치매 예방의 중요한 시기로 봤다. 이 시기는 스스로 생활 환경을 바꿀 수 있고, 뇌가 변화한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시기라는 설명이다. 책은 이를 '공간 백신'의 골든타임으로 표현했다.
손혜주 중앙대병원 핵의학과 교수 신간 뉴로테리어 표지./중앙대병원
손혜주 중앙대병원 핵의학과 교수 신간 뉴로테리어 표지./중앙대병원
'뉴로테리어'는 인지 저하 단계를 3단계로 나눠 공간 해법을 제시한다. 1단계는 40~50대 예방 단계다. 이 시기에는 인지적 자극과 심미성을 통해 뇌 기능을 최적화하는 데 초점을 둔다.

2단계는 기억이 깜빡이기 시작하는 정상 노화 관리 단계다. 색상 코딩과 랜드마크를 활용해 인지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다. 3단계는 중증 치매 보호 단계로, 생존 신호와 안전 확보에 집중한다.

책은 벽지의 명암 대비, 생체 리듬에 맞춰 밝기를 조절하는 조명, 가구 배치 등 일상에서 바꿀 수 있는 요소를 다룬다. 공간의 작은 변화가 뇌가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간 처방의 범위는 집에만 머물지 않는다. 손 교수는 개인의 방에서 시작한 변화가 커뮤니티 센터, 마을, 도시 설계로 확장될 수 있다고 봤다. 걷기 좋은 동네, 치매 친화적 횡단보도, 거리 바닥 설계 등 도시 인프라도 인지 건강의 일부로 제시했다.

해외 사례도 담겼다. 스웨덴 치매 노인을 위한 공동 주택 '실비아보', 캐나다 최초 치매 마을 '더 빌리지 랭글리', 이탈리아 첨단 정보기술 치매 마을 '일 파에세 리트로바토' 등이 소개됐다. 프랑스 랑드 도청 복지 프로젝트 관계자도 참여했다.

손 교수는 수만 건의 알츠하이머 뇌 영상 판독과 치매 회복탄력성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치매 예방의 방향을 제시해 왔다. 유전성 치매도 후천적 삶의 경험으로 발병을 늦출 수 있다는 연구를 국제 학술지 '신경학'에 게재한 바 있다.

현재 손 교수는 한국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유튜브 의학채널 '비온뒤'에서도 '손혜주 교수의 뇌를 살리는 공간 처방' 코너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뉴로테리어'는 치매를 병원 안의 문제로만 보지 않는다. 초고령 사회에서 집과 지역사회, 도시가 어떻게 뇌 건강을 지킬 수 있는지 묻는 책이다.

넥스트포스트 박해도 전문위원 nextpost01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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