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포스트=박해도 전문위원] 코트디부아르 경제수도 아비장에서 시작된 거리 춤 ‘비아마’가 소셜미디어를 타고 확산하며 청년들의 새로운 문화이자 경제활동으로 자리 잡고 있다.
15일 아프리카뉴스에 따르면 아비장 서부의 요푸공에서는 매주 수백 명의 청년이 모여 비아마를 즐기고 있다. 빠른 발동작과 곡예에 가까운 몸놀림, 익살스러운 표정을 결합한 고강도 춤으로, 코트디부아르의 대중음악 장르인 ‘쿠페데칼레’에서 발전했다.
위 사진은 본문과 관계없음. 아프리카 거리 춤 공연 사진/pexels
비아마는 코트디부아르 현지 은어인 누시어로 ‘즐거움’을 뜻한다. 주로 주택가의 빈터나 모래밭에 간이 무대와 의자를 설치한 뒤 여러 디제이가 번갈아 음악을 틀고 춤꾼들이 자유롭게 기량을 선보이는 방식으로 행사가 진행된다.
참가자 대부분은 10대와 20대 청년이다. 수업을 마친 학생들은 화려한 운동복을 갖춰 입고 거리로 나와 주크와 주글루, 아프로비트 등 다양한 음악에 맞춰 자신만의 동작을 만든다. 춤에는 빠른 리듬뿐 아니라 눈동자의 움직임과 표정 연기까지 활용된다.
거리 공연에 참여하는 데 별도의 비용은 들지 않지만 관람객은 일반적으로 1000∼2000세파프랑을 낸다. 우리 돈으로 약 2700∼5400원 수준이다. 공연에서 받은 사례금은 어린 춤꾼들의 의류비나 학용품 구입 등에 사용되고 있다.
비아마는 2021년 한 게임장에서 우연히 탄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에서 돈을 딴 한 청년이 즉흥적으로 춤을 추기 시작했고 친구가 이를 촬영해 공개하면서 새로운 춤 문화로 발전했다. 이후 요푸공을 넘어 아비장 전역과 코트디부아르의 다른 도시로 빠르게 퍼졌다.
확산의 중심에는 틱톡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가 있다. ‘칼로마망’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카를 게이는 틱톡 구독자 약 200만 명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아마를 대표하는 춤꾼이자 가수인 디디 예만의 영상도 유튜브에서 수천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디디 예만은 코트디부아르뿐 아니라 다른 아프리카 국가와 유럽에서도 무대에 올랐다. 요푸공의 거리 공연에서 출발한 비아마가 국경을 넘어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다.
공연 규모도 커지고 있다. 요푸공의 소규모 거리 행사와 달리 아비장의 고급 주거지역인 코코디에서 열린 축제는 입장료가 1만∼1만5000세파프랑에 달했다. 현지 민영 방송에서는 비아마 관련 소식을 전하는 별도의 프로그램도 편성하고 있다.
비아마의 인기는 춤꾼에게만 기회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디제이와 음악 편곡자, 공연 기획자, 영상 제작자, 의류 판매자 등으로 연관 시장이 넓어지고 있다. 한 현지 음악 편곡자는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불과 몇 년 사이 비아마와 관련된 가수 50여 명의 음원을 녹음했다고 설명했다.
코트디부아르는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2가 25세 미만일 정도로 젊은 인구 비중이 높은 국가다. 일자리 부족과 높은 생활비에 직면한 청년들에게 비아마는 단순한 놀이를 넘어 자신의 재능을 알리고 소득을 얻을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있다.
다만 매주 이어지는 야간 공연으로 소음에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있어 지역사회와의 조율은 과제로 남아 있다. 거리의 즉흥적인 춤에서 시작한 비아마가 지속 가능한 문화산업으로 성장하려면 공연 공간과 창작자 지원 체계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